기업회생 및 파산

스킨푸드, '기업회생절차' 개시

기업회생및파산센터 2018. 10. 30. 21:03

중견기업에 속하는 (주)스킨푸드가 최근 서울회생법원에서 '기업회생절차’에 들어갔다. 법원은 회생절차개시 신청을 인가했다.



 

스킨푸드는 2014년부터 적자로 돌아서 4년간 악화되면서 납품업체(협력업체)의 대금 20억원을 지불하지 못하고, IBK기업은행 차입금(총 29억원) 중에서 19억원이 만기가 되면서 재정적 파탄을 맞이했다. 이에 앞서 두성캠테크, 아이튜벡스, 제일참 등 14개 협력업체는 지난 5월 이후 납품 대금을 받지 못하자 스킨푸드 공장을 가압류했다.

 

지난해에는 영업손실 98억원에 매출도 1269억원으로 전년 1690억원 대비 25% 줄었다. 스킨푸드 중국법인은 2015년부터 3년 연속 자본잠식, 미국법인은 2016년부터 2년째 자본잠식 상태다.

 

이 회사는 지난해 매출액이 1,269억원에 달했지만 영업이익은 적자 97억원이 넘었다. 지난해 부채가 434억원이 넘어 자본금 대비 800%에 육박했고, 중국과 미국의 해외법인은 자본잠식이 지속되고 있다.

 

매출 및 수익 악화에는 2015년 메르스사태와 2016년 사드배치 논란 이후 유커(중국인 관광객)의 감소가 상당한 영향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재정위기에 이어 공장 가동중단과 공급 차질 등으로 400여개에 달하는 가맹점들이 물량부족과 품절로 인한 영업난을 겪고 있다. 






손자병법에서는 "먼저 싸움터에 가서 적을 기다리는 쪽이 편안하고, 뒤늦게 싸움터로 달려가서 급하게 싸움을 하는 자는 피곤하다"고 했다. 화장품 로드숍 시장을 양분하고 있던 미샤와 더페이스샵에 도전한 스킨푸드는 10년간 선전하며 가파르게 성장했지만 시장을 선점한 선두권 기업들의 존재, 이니스푸리와 네이처리퍼블릭 등 새로운 경쟁자의 등장에 화장품 시장환경의 악화로 재정적 파탄을 맞이한 것이다.  





 

스킨푸드는 원래는 모회사였지만 지금은 자회사가 된 아이피어리스(피어리스, 안성공장)에서 주요제품을 공급받지만, 일부는 ODM·OEM 방식으로 생산하고 있다. 그러다보니 원부자재 수급이 지연되고, 판매량이 갑자기 증가하는 품목에서는 품절이 빈번하게 발생하다는 지적도 있다.

 

미샤, 더페이스샵과 함께 ‘화장품 로드숍’의 삼국지를 연출했던 스킨푸드의 미래에 대해서는 전망이 엇갈리고 있다. 회사측은 과도한 채무로 인해서 일시적인 현금 유동성의 문제이므로 회생절차를 통해서 채무를 조정하고 경영을 정상화할 수 있다고 본다.


그렇지만 지속적인 매출감소 및 수익성 악화와 아모레퍼시픽 출신 최영호 국내사업부문장(상무이사) 퇴사 등 구조적 요인을 우려하는 시각도 있다. 이 회사의 연결재무제표를 감사한 안세회계법인은 “계속기업으로서 존속능력에 유의적 의문을 제기한다”고 기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에 이 회사의 톡특한 브랜드와 차별성, 어느 정도 충성도를 가진 소비자군의 존재, 전국의 가맹점 등을 고려하면 계속기업가치를 인정받아서 조기에 기업회생절차의 개시 및 종결을 통해서 경영을 정상화할 수 있는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시각도 있다.


(스킨푸드는 걸그룹시대를 연 '핑클'의 성유리씨를 광고모델로 앞세워 '맛있는 화장품'과 청순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2004년에 부친으로부터 ‘피어리스’의 경영권을 승계한 조윤호 대표이사는 ‘푸드 컨셉’(맛있는 푸드로 만든 맛있는 화장품)으로 스킨푸드 브랜드를 론칭하고 “먹지 마세요, 피부에 양보하세요”라는 광고로 히트를 치면서 2010년에 화장품 로드숍 매출 3위로 올라섰다. 지난 2월 평창동계올림픽 기간에는 미국 NBC의 ‘투데이 쇼’에서 ‘하이드로 피팅 달팽이 마스크 시트’가 ‘K 뷰티’로 소개됐다. 최근에는 “푸드로 예뻐지세요”라는 광고를 내보내고 있다.

 

스킨푸드의 회생신청은 대를 이어 반복되는 현상이다. 원래 창업주(조중민)가 1957년에 세운 피어리스도 1997년 외환위기에 부도가 났기 때문이다. 아들이 승계해서 화장품 로드숍 전문회사로 키워 10여년간 성장했으나 최근 4년간 적자가 연속되면서 기업회생절차를 밟게 됨으로써 부자가 모두 회사의 재정적 파탄을 겪는 셈이다. 










스킨푸드는 과일 등 먹거리의 화장품 응용, 깜찍한 디자인, 칼단종(1회 완판 및 품절), 노세일로 독특한 기업이미지를 구축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반면에 푸드를 강조하여 마치 '먹어도 되는 것 같은' 이미지를 구축했지만 실제 화장품에서 차지하는 푸드의 비중은 극소량의 첨가물 수준이라는 곱지 않은 시선도 있다.

 

그동안 출신된 주요제품은 비타톡 워터 팩트, 마이쇼트케이크 아이섀도우, 슈가 쿠키 블러셔, 해조 워터프루프 아이라이너, 생과일 립 앤 치크, 립 앤 아이 리무버, 복분자 아이크림, 청포도 파운데이션, T&I존 파우더, 블랙 슈가 마스크 워시 오프, 웨지 퍼프, 로열허니 착한 토너 및 수분 크림 및 프로폴리스 에센스, 피치사케 파우더, 수분 포도 바운스 라인, 플럼 멜로우 라인, 생과일 멜로우 블러셔, 자몽 주스 틴트, 블랙슈가 새틴 파운데이션 등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