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생 및 파산절차 개관

리솜리조트 기업회생과 스토킹 호스

기업회생및파산센터 2018. 9. 12. 14:59

'리솜리조트'가 2017년 4월 기업회생 절차를 개시한지 1년5개월이 지난 9월6일 대전지방법원에서 회생계획 인가를 받았다. 관계인집회에서 담보권자의 75% 이상, 일반회생채권자의 66.7% 이상 동의를 확보해야 회생계획안이 인가되는 조건이었지만, 회생담보권조 100%, 회생채권자 78.5%의 높은 동의율을 달성했기 때문이다.




 

M&A를 통한 기업회생을 추진한 리솜리조트는 많은 회원수와 협상조건 등으로 회생이 아니라 청산될 가능성이 적지 않았지만, ㈜호반의 유연한 협상전략과 회원들의 합리적 대응이 맞아 떨어지면서 관계인집회의 높은 지지율로 법원의 회생인가를 받았다. 이에 따라 인수협상을 벌여온 ㈜호반이 리솜리조트의 새로운 주인이 됐다.



 

리솜리조트는 100% 회원제로 ‘현빈-길라임 열풍’과 "한뜸 한뜸" 유행어를 낳은 드라마, ‘시크릿 가든’의 촬영지로 알려지면서 유명세를 타기도 했지만, 경영부실과 사기대출사건 등으로 적자가 누적되면서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다. 2016년 말 기준으로 '자산 2895억원 대비 부채 4062억원'으로 '자본잠식 1167억원'이다.

 

매각주간사로 선정된 삼일회계법인은 ‘스토킹 호스 (Stalking horse)’ 방식에 따라 공개매각 예비입찰을 진행했는데, 동부건설과 코레이트자산운용의 컨소시엄이 참여한 바 있다. 스토킹 호스(Stalking horse)는 기업을 매각하기 전에 인수자를 내정하고 다시 경쟁입찰로 보다 좋은 조건을 제시하는 인수자를 찾는 인수ㆍ합병(M&A) 방식을 말한다.




 

이 방식은 예비인수인과 수의계약을 먼저 체결한 다음에 공개입찰을 추진해서 더 유리한 조건을 제시하는 새로운 입찰자가 있으면, 수의계약을 해지하고 새로운 입찰자를 최종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하는 매각방식이다. 리솜리조트는 지난 1월 ㈜호반과 가계약을 맺고 일단 인수자로 결정한 다음에 매각 주관사로 삼일회계법인을 선정하여 공개 경쟁입찰을 추진했다. 최근 회생법원에서는 계약의 성사 가능성이 높은 ‘수의계약’을 통해서 매각의 불확실성을 제거하고, 동시에 ‘경쟁입찰’을 통해서 매각의 유리한 조건과 공정성을 확보할 수 있는 스토킹 호스 방식을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 





 

㈜호반은 다른 협상자들이 회원권의 30% 가량만 인정하려는 것에 대해 50%를 인정하겠다는 카드로 회원들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이어 진통을 겪었던 변제기간을 ‘일괄 20년’에서 ‘만기 후 5년’으로 단축했다. 또한 시설공사비 1450억원을 조기집행하고 숙박일수를 연중 15일 이상 연장, 회원채권 소멸분 중에서 10%를 주중에 사용할 수 있는 현금권 지급 등 다양한 인센티브를 제안했다.

 

리솜리조트는 8월 20일 이러한 협상결과를 반영한 ‘회생계획안 변경안’을 법원에 제출하고, 8월31일 충남대에서 열린 ‘관계인집회’에서 ㈜호반이 리솜리조트를 2500억원에 인수하는 회생계획안이 압도적으로 가결됐다.

 

기업회생 절차에서는 일반적으로 세차례 관계인집회가 이뤄지는데, 회생개시신청 단계에서 1차관계인집회가 열리고 회생계획안의 심리 등을 위한 2차관계인집회가 이어진다. 이후 ‘회생계획안 변경’ 등을 포함한 조정과정을 거치면서 회생계획안 의결을 위한 3차관계인집회가 열린다. 논란과 쟁점이 포함된 회생계획안에 대해 주무관청 등에 대한 조회, 특별조사가 이뤄지기도 한다.

 

과거 사례를 보면, 서울회생법원은 2012년 재단법인 기독교대한하나님의성회 사건에 서 재단법인의 기본재산을 매각하는 내용의 회생계획안에 대해 주무관청인 구청장에 의견을 조회한 바 있고, 2013년 캐슬파인리조트(주) 사건에서 골프장을 ‘회원제’에서 ‘대중제’로 전환하는 내용의 회생계획안에 대해 주무관청인 경기도지사에 의견을 조회한 바 있다.




 

<기업회생 이론 및 실무>(홍인섭)에 소개된 ‘결의를 위한 관계인집회’(3차 관계인집회)의 진행절차에 따르면, ① 재판장의 결의를 위한 관계인집회 개최 선언 ② 회생을 위하여 채무를 부담하거나 담보를 제공하는 자의 진술 ③ 조 분류의 결정 ④ 의결권이 없거나 의결권을 행사할 수 없는 자가 있을 경우 그 취지의 고지 ⑤ 의결권에 대한 이의진술의 기회 부여와 이에 대한 결정 ⑥ 가결요건에 대한 설명 ⑦ 결의 ⑧ 집계 ⑨ 집계결과 발표 ⑩ 가결된 경우 가결된 회생계획안의 인가 여부에 관한 이해관계인의 의견진술기회 부여 및 인가 여부의 결정 선고 ⑪ 부결된 경우 회생절차를 폐지할 지 여부에 관한 이해관계인의 의견진술기회 부여 ⑫ 속행기일지정 신청이 있는 경우 속행기일지정을 위한 절차 진행 ⑬ 속행기일의 지정 ⑭ 재판장의 결의를 위한 관계인집회의 종료선언 순으로 진행된다. 따라서 단순히 투표하고 찬반을 가리는 것이 아니라 진술의 기회를 부여하고, 개표결과에 따라 상이한 후속 시나리오가 이어진다는 점을 실무적으로 주의해야 한다. 




 

리솜리조트 회생계획안 의결에서 눈길을 끄는 것은 리조트회원 모임인 ‘순수회’가 일종의 ‘비상대책위원회’로 역할하면서 지난 8월14일 ㈜호반과 ‘상생협약’을 맺었다는 점이다. 8월에 들어서면서 동의율이 극적으로 높아진 배경에는 조직화되지 않은 다수의 채권자들을 대변하고 조율할 수 있는 대화창구의 역할이 컸던 것으로 풀이된다.

 

리솜리조트의 채권자는 개인 회원을 비롯해서 각종 법인 회원과 스파 회원 등으로 1만여명에 달하고 상당수가 연락이 잘되지 않아서 법정 동의율을 충족시키는 것이 쉽지 않았다. 채권자 규모로만 보면 3만7천여명에 달했던 ‘동양사태’ 이후 두 번째로 많은데다가, 연락이 안되는 비율이 30%에 달해서 적극적인 채권자그룹이 비협조적으로 나오면 법적 요건을 충족하는 동의를 구하기 어려운 상태였다.

 

다만, 2013년 동양그룹이 사기성 기업어음(CP)과 회사채를 발행해 개미투자자들에게 1조 3천억원대 피해를 끼친 '동양사태'와 다르게 ‘리솜리조트 사건’은 피해액이 상대적으로 적고 채권성격이 재테크 등 투자개념보다는 여가생활의 영위라는 측면에서 ‘협상의 여지’가 컸다고 할 수 있다.

 

회생계획안이 인가됨에 따라 M&A를 통한 기업회생에 성공하게 된 리솜리조트는 공지문을 통해서 “1만 회원에게 고개 숙여 깊이 감사드린다”면서 “처음 리솜을 찾아주셨던 그 설렘을, 내내 리솜을 아껴주셨던 그 사랑을 온전히 되찾을 수 있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겠다”고 다짐했다.

 

충청권 향토기업처럼 알려진 리솜리조트는 휴양시설전문업체로 ‘캐슬(castle, 城) 컨셉’으로 충남 태안군 안면도의 ‘리솜오션캐슬’(2001)을 시작으로 충남 예산군 덕산의 ‘리솜스파캐슬’(20005), 충북 제천시의 ‘리솜포레스트캐슬’(2010) 등으로 사업을 확장해 왔다.

 

그러나 신상수 전 리솜리조트 회장이 농협중앙회와 NH농협은행에 650억원의 사기대출을 받은 사실이 들통나고, 회계법인에 의한 실사에서 ‘청산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와 기업회생의 전망이 불투명해지기도 했다. 신 전회장은 지난 2월 대법원에서 징역 4년형이 확정됐다. 하지만 회원들 입장에서는 리솜리조트의 청산으로 얻을 수 있는 것이 거의 없었고, ㈜호반은 회사의 성장전략에서 리솜리조트의 인수가치를 긍정적으로 판단했고, 리솜리조트의 기존 임직원들은 기업의 존속을 위한 적극적 자세를 유지했기 때문에 회생계획안이 인가될 수 있었다.

 

1989년에 ㈜호반건설로 출발한 ㈜호반은 건설산업을 기반으로 최근 리조트산업을 확장하고 있다. 이 회사는 주로 M&A를 통해서 기업경영의 다각화를 추진해 왔다. 앞으로 리솜리조트 인수대금 2천500억원 중에서 금융채무 변제(1천50억원)를 제외한 금액 1천450억원을 안면도·덕산·제천 리조트의 리모델링 및 시설투자에 나설 계획이다.



* 기업회생 이론 및 실무서식을 집대성한 <기업회생 이론 및 실무(상, 하)>(저자 홍인섭, 법률출판사)를 적극 추천합니다. 기업회생 또는 법인파산 에 관한 상담을 원하시면 언제든지 친절하게 상담해 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