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박승도 교수(청주대·법학)는 ‘기업회생절차상 ‘한국형 Prepack제도(P-Plan)의 개선방안’(2018.9)에서‘P-플랜’의 신청요건(기존: 채권자 과반동의)을 완화하고, 사전회생계획안의 신청시기(기존: 회생절차개시 인가전)를 확장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박 교수는 이러한 절차요건의 완화와 함께 법적인 절차에서 신속한 운용이 맞물려야‘한국형 P-플랜’의 도입취지가 빛을 발할 것이라고 보았다.
지난 11월 7일 풍림산업이 삼부토건, 한일건설 등에 이어 기업회생 절차를 두차례 종결한 기업이 됐다. 지난 2월 기업회생절차를 신청했던 이 회사는 지난 2012년에 첫 기업회생 절차를 밟고 1년여만에 종결했으나 다시 유동성 위기를 맞게 되자 두 번째 회생절차를 9개월만에 마친 것이다.
유동성 위기가 반복돼서 회생절차를 다시 밟게 되는 기업들은 대체로 M&A 방식으로 전환하는 경우가 많은데, 풍림산업도 대풍루첸의 투자로 기업회생절차를 종결했다. 한일건설도 두 번째 회생종결은 8개월 정도 걸렸다. 두차례 회생절차를 밟은 기업들은 첫 번째 회생절차보다 수개월에서 수년 이상 크게 단축되는 경향이 있다.
이 회사는 2013년에 회생절차를 개시해서 2년 넘게 경과하면서 2015년 4월에 종결했지만, 올해 3월에 다시 회생절차를 밟으면서 기간을 대폭 단축하고 특히‘스토킹호스’방식으로 시장의 예상보다 다소 높은 가격으로 고려제강이 참여한 회생M&A에 성공했다.
국내 토목·건설면허 1호기업으로 통하는 삼부토건(1955년 창립)도 2011년에 기업회생절차를 밟았다. 재정위기가 재발하자 2013년에 다시 회생절차에 들어가 2015년 10월에 회생절차를 종결했다.
기업회생 신청이 많은 업종은 지역과 시기마다 다르지만, 국내에서는 상대적으로 건설업이 많은 편이다. 그런 점에서 건설업체 3곳의 두차례 기업회생 종결은 몇가지 시사하는 바가 있다.
두 번째 회생절차가 처음에 비해서 훨씬 빠르게 종결된 것은 사측이 사전에 준비해야 할 핵심적 내용을 주지하고 조사기간 등이 대폭 줄어든다는 점이다. 이는 처음 신청하는 기업에게 무엇이 필요한 것인지를 시사한다.
비유하자면, 결혼을 준비하는 젊은이에게 “결혼해 본 적이 있으면 더 잘 할텐데”라고 말한다면 당사자에게 무례하고 불쾌한 조언이 되겠지만, 기업회생에 대한 대비는 기업의 존망과 관련된 중대한 사안이란 점에서 황당한 권고가 아니다.
잘 나가던 기업도 예기치 않게 재무적 파탄에 직면할 수 있는 만큼 조직적 차원에서 기업회생에 관한 일정한 예비가 필요하다. 정부조직이나 공공기관이 비상계획을 구비해 놓고 있는 것처럼 기업도 회사규모에 맞게 위기관리 매뉴얼의 한 범주로 관리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조직 내부에서 단 한명이라도 문제의식을 갖고 있다가 비상시에 역할할 수 있다는 것이다.
일반적인 법학교양이나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과정, 변호사자격증 시험과목 등에서 기업회생에 관한 내용은 거의 다뤄지지 않거나 백안시되고 있기 때문에 관련 학과를 졸업한 임직원들도 백지상태인 경우가 적지 않다. 교육 및 법무에 관한 부처에서 그 비중과 깊이는 차치하고서라도 최소한의 정책적 관심과 전략적 의도가 필요하다는 지적도 있다.
또 한 가지는 풍림, 한일, 삼부 등 주요 건설업체들이 한번의 회생절차가 실패로 돌아갔지만, 이에 굴하지 않고 '오뚜기'처럼 두번째 회생절차를 마치고 재기하고 있다는 점이다. 기업회생절차가 국내 기업생태계에서 점차 역할을 높여가는 징후로 볼 수 있다.
반면에 이런 기업들이 회생절차를 2번이나 밟게 된 원인에 대해서는 자체적으로 경영적 관점에서 면밀한 분석이 필요하고, 혹시 제도적으로 불비한 점이 있는지 돌아볼 여지도 있다.
기업의 회생절차는 시간의 경과라는 측면만이 아니라 여러 가지 제약과 기존 역량의 고갈이 수반된다는 점에서 그 신속성과 효율성이 강조된다.
'기업회생 및 파산' 카테고리의 다른 글
금호하이텍, 1년여만에 회생절차 종결 (0) | 2018.12.20 |
---|---|
신용평가 D등급 137곳 '기업회생' 대상 (0) | 2018.12.16 |
지방공기업 동강시스타 민간매각 추진 (0) | 2018.11.07 |
스킨푸드, '기업회생절차' 개시 (0) | 2018.10.30 |
카페베네 회생종결과 불귀구(不貴久) (0) | 2018.10.11 |